밸런타인데이가 무색하게, 지난 2월 14일(금) 윤디자인연구소 1층 세미나룸엔 관객들로 가득했어요. 가 열렸던 것인데요, 특히 여성관객이 90% 이상이라는 이변은 '김기조'라는 매력적인 훈남 디자이너 덕분이겠지요. 그를 평소에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어디에서도 이보다 더 가까이 볼 수는 없었을 거예요. 마치 대화를 나누듯 가까운 거리, 딱 맞는 눈높이에 있었으니 말이지요. 관객과 강연자의 심장 소리마저 들릴듯한 작은 공간,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진행자인 그래픽 디자이너 강구룡의 인사로 세미나가 시작되었답니다. [좌] 진행자 강구룡 [우] 초대 작가 김기조 "디자인을 보는 사람은 작업의 결과물만을 보잖아요. 그걸 만든 사람의 버릇은 어떤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디자..
저는 윤디자인연구소에서 폰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답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 명함을 주고받으면 “세상에, 글자를 디자인하는 직업도 있었군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물론 디자인 전공자를 만나면 윤고딕 잘 쓰고 있다는 말이나 저작권에 관련한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많겠지요. 어쨌든 제가 폰트 디자이너라는 걸 알고 있거나 알게 된 사람들은 폰트에 대해 물어오곤 하는데요, 그중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은 폰트 이름을 묻는 거랍니다. 폰트를 구별하는 법은 따로 법칙이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특징이 될 만한 부분을 기억해두면 다른 폰트와 헷갈리지 않을 수 있죠. 가령 서울특별시 전용서체의 경우 자소 히읗의 모양만 봐도 서울폰트 한강체임을 알 수 있거든요. 이렇게 자소의 모양이나 세리프의 모양, 글줄의 위치나 두..
화이트밸런스를 조절해보신 적 있으세요? 처음 카메라를 샀을 때 딱 한 번 설정을 변경하여 사진을 찍어본 후 '아~그냥 색감을 바꿔주는 것뿐이구나!' 하고 느낌표만 머리 위에 띄운 채 다시 오토모드로 바꿔놓게 하는 기능입니다. 그리고는 쳐다보지 않죠. 마치 계륵과 같이 말입니다. 그런데 놀랄만한 사실은 화이트밸런스가 똑딱이부터 최고 사양의 DSLR에 이르기까지 모든 카메라에 있을 정도로 중요한 기능이라는 거예요. 계륵과 같은 기능이라면 어떤 제조사, 어떤 종류의 카메라에서도 반드시 넣어두지는 않겠죠? 그렇다면 정말 카메라에게 화이트밸런스는 어떤 존재일까요? 화이트밸런스의 목적은 흰색을 흰색답게 표현하는 겁니다. 우리 눈이 보는 흰색과 카메라 렌즈가 보는 흰색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 다르거든요. 우리는..
윤톡톡을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 2014 새해 소망은 다 정하셨나요? 당찬 포부와 함께 호언장담했지만 그새 작심삼일 하신 건 아니겠죠? ✓ 파릇파릇 피어날 봄 새싹과 함께 새 학기를 맞이할 학생들! ✓ 사회로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 열심히 내공을 쌓고 있는 취준생 분들! ✓ 올해 목표는 승진인 직장인들! ✓ 핑크빛 사랑을 기대하는 솔로 분들! 마음먹은 일들 모두 이루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포스팅은 각각의 소망에 어울리는 윤디자인 서체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기회에 숨겨진 윤디자인의 서체들도 구경하시고, 몰래 간직했던 소망을 서체에 담아 책상 앞에 붙여놓는 건 어떨까요? 매일매일 새해 소망을 되짚어 본다면 2014년 소망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지금부터 여러분의 새해 ..
나보다 큰 사과, 이 비정상적인 느낌은 인식을 흐릿하게 합니다. 사과이거나 아니거나. 또한, 비슷한 듯 보이나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그림의 퍼레이드는 보면 볼수록 집요해지지요. 일상의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2월 4일(화)부터 2월 15일(토)까지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에서 서양화가 고진한 작가의 전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 전시는 작가의 작업 주제이기도 한 ‘보는 것과 인식의 관계’를 회화 작품으로 보여주는 자리랍니다. 작업의 소재인 사과만을 대상으로 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명확하고 고정된 실체를 벗어나 불분명하고 흐릿한 형상을 통해 보는 것이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교수인 고진한 작가는 서울대학..
다들 결혼식장에 한 번쯤은 다녀와 보셨죠? 폰트 이야기에서 왜 갑자기 결혼식장이냐고요? 많은 이의 축복과 격려로 가득한 결혼식장. 이곳에 갈 때면 저는 이따금 로비에서 사람 구경을 한답니다. 수많은 인파 중 특별히 제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는데요, 바로 함께 모여있는 가족들이에요. 그들과 친분이 없어도 가족임을 알 수 있는 건 서로 닮았기 때문이랍니다. 우리는 피를 나누고 유전적 형질을 공유한 공동체를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폰트에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서로를 빛내주는 글자 가족 이것은 보통 ‘폰트 패밀리’, ‘타입 패밀리’, ‘글자 가족’, ‘서체 가족’, ‘활자 가족’, ‘자족’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그렇다면 사전에서 말하는 폰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