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0.

[연재] 브랜딩이 아니다, 타이포브랜딩이다 ⑨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김정진·이병헌 of ‘엉뚱상상체’

연재를 시작하며―
타입 & 타이포그래피 매거진 《the T》 제14호 ‘엉뚱상상’ 특집호(2021년 7월 출간)의 콘텐츠를 재구성하여 「브랜딩이 아니다, 타이포브랜딩이다」라는 제목으로 10부작 온라인 연재를 시작합니다.

 

‘글자를 글자로만 바라보지 않기.’ 글자(서체)에 대한 윤디자인그룹의 관점입니다. 과거의 ‘30년 서체 디자인 회사’를 넘어 지금의 ‘브랜딩 기업’으로서, 윤디자인그룹은 또 하나의 지속 가능한 모멘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모멘텀을 우리는 ‘타이포브랜딩’이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글자가 중심이 된 브랜딩입니다. 윤디자인그룹의 타이포브랜딩 비전을 현실화는 크리에이터 집단, 바로 엉뚱상상입니다.

 

“엉뚱상상은 글자를 만드는 조직이다. 단, 이때 만들기의 전제는 ‘갖고 놀 수 있을 것’이다. 갖고 놀 수 있는 글자를 만드는 엉뚱상상. 글자를 갖고 논다는 건 어던 의미인가. 글자를 글자로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 글자를 이미지(그래픽)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글자 디자인이 가 닿을 수 있는 영역은 확장된다. (···) 글자를 놀이 도구, 그래픽 이미지, 브랜딩 요소로 바라보고 다룬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새로운 대중 문화(pop culture)가 형성되리라고 전망한다.”

― 윤디자인그룹 편석훈 대표 저서 『한글 디자인 품과 격』(2020) 중

 

‘타입 & 타이포그래피 매거진’을 표방하는 《the T》 제14호는, 윤디자인그룹의 엉뚱상상을 전면적으로 다뤘습니다. 엉뚱상상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실제 작업을 통해 타이포브랜딩이라는 디자인 장르를 소개한 ‘특집호’인 셈이죠. 디자인을 공부하고 계신 분들, 디자이너로서 참신한 영감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좋은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연재 순서

― ① 「글꼴 이후의 ‘시각꼴’ 만들기

― ② 「서체가 브랜딩의 주인공이 된다면?(ft. 곰표체)

― ③ 「바이럴 마케팅 폰트의 탄생(ft. 창원단감아삭체)

― ④ 「디자이너만 폰트를 쓴다는 착각

― ⑤ 「갖고 노는 글자 ‘WCG 플레이 폰트’

― ⑥ 「글자티콘의 시대가 온다

― ⑦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최지윤 of ‘빅빅 넘버스’

― ⑧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이재상 of ‘위트 아이콘’

― ⑨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김정진·이병헌 of ‘엉뚱상상체’

― ⑩ 「연재를 마치며: 엉뚱상상 최치영 디렉터가 말하는 시각꼴, 그리고 타이포브랜딩

 

 

 

*                    *                    *

 

 

 

베리어블 폰트로 제작되고 있는 ‘엉뚱상상체’

 

폰트는 과연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윤디자인그룹의 대답은 물론 ‘YES’다. 윤디자인그룹이 정의하는 폰트의 대중문화란 간단하다.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도 폰트를 쉽게 사용하고 일상적으로 즐기는 것. 음악이나 영화가 음악인과 영화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듯, 폰트 또한 디자이너만의 소유는 아니다. 폰트도 충분히 ‘누구나 쉽게 즐길 만한 것’이 되어야 한다, 라는 게 윤디자인그룹의 생각이다.

 

하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 폰트는 아직 대중적 문화 요소로는 이야기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읽기와 쓰기(타이핑) 행위에 필요한 도구, 즉 문화적이기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주로 인지되고 다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윤디자인그룹은 반복하여 자문한다. “디자이너만 폰트를 쓸까?” 이 질문을 캐치프레이즈 삼아 ‘폰트의 대중문화’를 실현하고자 작업하는 크리에이터 집단이 있다. 바로 윤디자인그룹의 타이포브랜딩 전문 조직 엉뚱상상이다.

 

엉뚱상상의 대표 작업들을 다각도로 조명한 매거진 《the T》 제14호. 그리고 매거진의 에센스를 선별해 연재 중인 『윤디자인 M』. ⑦, ⑧, ⑨회차 연재에서는 엉뚱상상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이들의 별칭을 ‘시각꼴 메이커’라 할 텐데, ‘시각꼴’이라는 용어의 정의와 의미는 첫 번째 연재 「글꼴 이후의 ‘시각꼴’ 만들기」 편을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Listen to the Font! 엉뚱상상체

 

상상력이 느껴지는 폰트

엉뚱상상체는 다양한 인터랙션에 적용 가능한 폰트 서비스다. 음악 방송을 보면 다양한 음악들이 나오고, 음악에는 음계들이 있지만 자막은 고정되어 있다고 느낀 지점에서 시작했다. 왜 가사조차 국어책 읽듯이 읽어야 하느냐가 물음이었다. 가사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자는 생각에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형태가 모이는 콘셉트를 폰트로 가져왔다. 글자만 보더라도 사운드가 느껴지고, 청각 장애우들도 시각적으로 음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굵기가 변하는 베리어블 폰트

이 폰트는 베리어블(variable) 폰트이다. 글자를 만드는 프로그램에서 베리어블이 가능한데 그 개념으로 제작을 했다. 폰트 굵기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부분을 디자인에 적용을 했다고 보면 된다. 굵기의 기초는 총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각 타입은 기본 베이스 굵기에서 작업이 진행된다. 하지만 엉뚱상상체의 캐릭터가 들어가는 부분에서는 기존의 굵기를 따르지 않고 캐릭터의 특징에 따라 굵기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기본 베이스가 되는 굵기가 있고 캐릭터로 인하여 다른 굵기로 형성되는 자소가 있다. 각 타입은 다시 A와 B, C와 D 두 부류로 나누어서 베리어블 폰트가 될 수 있게 굵기를 설정했다. 높은음, 낮은음, 가벼운음, 무거운음을 고려하며 디자인했다. 네 가지 경우의 수는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글자를 칠 때마다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을 취한다.

 

 

넓이가 변하는 베리어블 폰트

넓이의 기본 베이스는 고정폭이다. 넓이는 1000em, 674em으로 총 두 개가 사용된다. 중간값은 사용할 수 없으며 최대, 최소 끝값만 보인다. 솔직히 아직은 변화하는 과정에 있어서, 폰트의 형태가 완벽하지 않은 것 또한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글자 간 사이 공간이나 자소의 공간은 고정되어 있고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다. 또한 상단과 하단 글줄은 박스형으로 정확히 꽉 찬 형태를 유지해 다양성 안에 존재하는 혼란스러움을 최소화했다.

 

3세대 폰트의 시작

엉뚱상상체 초기 콘셉트대로 다양한 상상력에 맞추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코딩을 통한 인터랙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체 제작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이고 어떤 조건을 통해 왔다 갔다 할 것인가를 정할 때 음악을 선택한 것이다. 다양한 조건을 적용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에 입장하는 걸음의 진동수에 따라, 혹은 온도 변화에 따라, 사람이나 물체의 무게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폰트를 제작할 수도 있겠다. 현재 계속해서 수정 및 개발 중에 있으며 올해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폰트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로워진 폰트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것은 엉뚱상상의 3세대 폰트의 시작으로 계속해서 보완, 발전시켜 갈 계획이다.

 

 

 

엉뚱상상체, 이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interviewee 김정진·이병헌  엉뚱상상 폰트 디자이너

 

Q.

엉뚱상상체를 제작하게 된 계기와 콘셉트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려요.

 

김정진
음악 방송을 보면 우리가 따라 부르던 노래의 자막은 항상 멈춰 있었어요. 글자가 단순히 읽기 위한 도구로 쓰이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음악의 다양한 음계가 모여 노래가 되는 것처럼 다양한 글자들이 모여 새로운 장르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엉뚱상상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상상력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져, 다양한 모습으로 글자를 입체적으로 경험하고자 했고 이런 엉뚱상상의 상상력을 글자로 만들게 되었어요.

 

Q.

상상력이 모인 서체라는 콘셉트부터 생소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서체 제작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김정진
주도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글자라고 하는 것을 시각적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텍스트를 읽는 게 아니라 그림문자처럼 음악 장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글자가 되면 좋겠다는 거죠. 글자로 인식되지 않고 다양하게 시각적으로 인식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글자를 통해 다양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으면 새로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해요.

 

이병헌

콘셉트가 명확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을 깬다는 생각을 가장 중심적으로 했어요. 그리고 기존의 틀을 깨는 자유로운 방법을 시도하려고 했고요. 폰트 안에 네 가지 타입을 넣게 되었고, 각 타입별로 형태가 서로 다르지만 조화롭게 보이기 위해 고민했어요.

 

 

Q.

서체 디자이너로서, 보통의 서체와 다른 엉뚱상상체를 제작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나요?

엉뚱상상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서체가 제작되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궁금해요.

 

김정진

사고의 전환이라고 보진 않았어요. 그림이란 다양하게 그릴 수 있는 건데 그동안 서체는 이렇게만 만들어야 된다는 고정 관념에 싸여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엉뚱상상에서 하고 있는 일들은 네 발로 걷다가 두 발로 걷는 과정과 같아요. 글자라는 것이 모두에게 익숙해져 버렸는데 여기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서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자유로워진 측면이 있어요.

 

이병헌

엉뚱상상이 서체 디자이너로서 첫 회사라 계속해서 서체를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엉뚱상상체를 3세대 폰트라고 하는데 엉뚱상상의 3세대 폰트가 좀 더 활성화되면 좋겠어요.

 

 

Q.

인터랙션에 반응하는 서체라는 측면에서 엉뚱상상체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 될까요?

더 업그레이드된 서체가 나온다면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이병헌

서체가 변하는 과정이 미숙해 보여요. 그 부분이 보완이 되면 사용하시는 분들께 전체 베리어블 값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중간값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은데 현재는 끝값만 표시되는 부분이 아쉽기는 해요.

 

김정진

서체가 움직이면 좋겠어요. 먼 미래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반응하는 디지털 잉크 같은 게 나와서 베리어블 값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종이에서 바로 경험할 수 있도록요. 종이 하나하나가 액자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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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디자인그룹 ‘엉뚱상상’의 또 다른 책

Letters.Branding Italic Art Book』  &  『BIGBIG NUMBERS Font Speci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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