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30.

[연재] 브랜딩이 아니다, 타이포브랜딩이다 ③ 바이럴 마케팅 폰트의 탄생(ft. 창원단감아삭체)

연재를 시작하며―
타입 & 타이포그래피 매거진 《the T》 제14호 ‘엉뚱상상’ 특집호(2021년 7월 출간)의 콘텐츠를 재구성하여 「브랜딩이 아니다, 타이포브랜딩이다」라는 제목으로 10부작 온라인 연재를 시작합니다.

 

‘글자를 글자로만 바라보지 않기.’ 글자(서체)에 대한 윤디자인그룹의 관점입니다. 과거의 ‘30년 서체 디자인 회사’를 넘어 지금의 ‘브랜딩 기업’으로서, 윤디자인그룹은 또 하나의 지속 가능한 모멘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모멘텀을 우리는 ‘타이포브랜딩’이라 부릅니다. 말 그대로 글자가 중심이 된 브랜딩입니다. 윤디자인그룹의 타이포브랜딩 비전을 현실화는 크리에이터 집단, 바로 엉뚱상상입니다.

 

“엉뚱상상은 글자를 만드는 조직이다. 단, 이때 만들기의 전제는 ‘갖고 놀 수 있을 것’이다. 갖고 놀 수 있는 글자를 만드는 엉뚱상상. 글자를 갖고 논다는 건 어던 의미인가. 글자를 글자로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 글자를 이미지(그래픽)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글자 디자인이 가 닿을 수 있는 영역은 확장된다. (···) 글자를 놀이 도구, 그래픽 이미지, 브랜딩 요소로 바라보고 다룬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새로운 대중 문화(pop culture)가 형성되리라고 전망한다.”

― 윤디자인그룹 편석훈 대표 저서 『한글 디자인 품과 격』(2020) 중

 

‘타입 & 타이포그래피 매거진’을 표방하는 《the T》 제14호는, 윤디자인그룹의 엉뚱상상을 전면적으로 다뤘습니다. 엉뚱상상 구성원들의 목소리와 실제 작업을 통해 타이포브랜딩이라는 디자인 장르를 소개한 ‘특집호’인 셈이죠. 디자인을 공부하고 계신 분들, 디자이너로서 참신한 영감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좋은 자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연재 순서

― ① 「글꼴 이후의 ‘시각꼴’ 만들기

― ② 「서체가 브랜딩의 주인공이 된다면?(ft. 곰표체)

― ③ 「바이럴 마케팅 폰트의 탄생(ft. 창원단감아삭체)」

― ④ 「디자이너만 폰트를 쓴다는 착각

― ⑤ 「갖고 노는 글자 ‘WCG 플레이 폰트’

― ⑥ 「글자티콘의 시대가 온다

― ⑦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최지윤 of ‘빅빅 넘버스’

― ⑧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이재상 of ‘위트 아이콘’

― ⑨ 「시각꼴 메이커 인터뷰: 김정진·이병헌 of ‘엉뚱상상체’

― ⑩ 「연재를 마치며: 엉뚱상상 최치영 디렉터가 말하는 시각꼴, 그리고 타이포브랜딩

 

 

 

*                    *                    *

 

 

 

▲ 창원단감아삭체 프로모션 영상 | © 창원단감 유튜브 채널

 

 

‘창원단감아삭체’로 창원 단감 알리기 = 폰트로 이슈 만들기

 

창원에 단감이 유명하다는 걸 아는 20대가 몇이나 될까? 창원단감축제를 해도, 홍보관을 만들어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건지 알 길이 없다.

 

창원단감아삭체는 20대의 서체 사용 환경에 최적화된 서체다. 엉뚱상상에 서체 개발을 의뢰한 창원농업기술센터는 창원시 단감을 젊은 세대에게 알리고 싶어했다. 단순히 완성도 높은 전용서체를 원한 게 아니었다. 서체를 통해 ‘창원은 단감으로 유명하다’라는 점을 홍보하려던 것이다. 즉, 창원 단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폰트에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클라이언트의 의도 덕분에 처음부터 여타 전용서체 제작과는 다르게 흘러가게 됐다.

 

 

 

창원단감아삭체가 소비자 선호도 최고 평점을 받은 이유

 

창원시는 매년 가을 창원단감축제를 개최한다. 창원시를 단감 최대 생산지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행사다. 하지만 지역 명물 축제가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솔루션이 바로 ‘이슈를 만들 수 있는 서체’였다. 단감의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 먹을 때의 오감을 전달할 수 있는 폰트를 만들어 행사 배너, 리플릿, 홍보물, 디지털 환경 등에 사용한다면?

 

우리는 서체로 ‘창원’과 ‘단감’을 접목하여, 20대 서체 사용자의 일상 안에 ‘창원 단감’을 가져다 놓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의 타이포그래피 환경을 고려했다. 백지 위 균일한 텍스트 환경이 아닌, 오색찬란한 방송 화면 위에 사용되는 굵고 짧은 메시지. 이렇듯 20대 서체 사용자들이 익숙해 할 환경과 알맞은 디자인 체계를 구상한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공감할 수 있도록 국내 최대 폰트 온라인 스토어 폰코(FONCO)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서체 시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창원단감아삭체가 최고 평점을, 취향저격이라는 피드백을 29.8% 받으며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았다.

 

 

 

‘바이럴 마케팅 폰트 & 이슈 메이킹 폰트’ 효과

 

창원단감아삭체가 공개됐다. 창원시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배포가 시작되고, 창원단감 유튜브 채널에는 서체 섬네일과 프로모션 영상이 게재됐다. 변화가 생겼다. ‘부드럽고 아삭해 보이는데, 이 폰트 이름이 창원단감아삭체?’ 사용자들의 호기심이 늘어남에 따라 키워드 언급량도 증가했다. 폰트를 궁금해 하는 질문들도 이어졌다. “이 폰트 뭔가요?” “네, 창원단감아삭체요.” 이렇게 시나브로 사용자들의 입에 ‘창원단감’이라는 키워드가 익숙해져갔다. 창원단감, 창원단감, 창원단감, ···.

 

 

창원단감아삭체는 폰트가 바이럴 마케팅의 매개제·촉진제로 기능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비자 인지가 폰트(창원단감아삭체) 자체에서 멈추지 않고, 폰트가 함의하고 있는 지시체(창원의 특산물 단감)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바이럴 마케팅에 최적화된 폰트, 이슈 메이킹 폰트이기에 가능했던 현상이다.   ·   ·   ·   to be continued

 

 

 

 

매거진 《the T》 제14호 ‘엉뚱상상’ 특집호 구매하기

알라딘 YES24 인터파크 도서 영풍문고

 

윤디자인그룹 ‘엉뚱상상’의 또 다른 책

Letters.Branding Italic Art Book』  &  『BIGBIG NUMBERS Font Specimen

 

매거진 《the T》 과월호

윤디자인그룹 스토어 FONCO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