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8..

글씨가 된 마음씨, 윤초록우산어린이

접미사 ‘-씨’는 태도 또는 모양을 뜻합니다. 그래서 ‘마음씨’라고 하면 마음의 태도, ‘글씨’라고 하면 글의 모양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조금 바꿔보자면, ‘마음씨’는 마음의 모양, ‘글씨’는 글의 태도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그럴까요? 글에는 글을 쓴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지만, 한 자 한 자 시간을 들여 눌러쓴 손글씨에는 글을 쓴 사람의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글씨를 쓰는 동안, 그의 마음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글씨의 시작과 끝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밝은 에너지는 분명 이 글씨를 쓴 사람의 마음씨겠죠.



글씨가 된 마음씨, 윤초록우산어린이


27개국 아이들을 지원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마음씨, 이들의 후원 활동을 응원하는 가수 에릭남의 마음씨. 더 친밀하고 따뜻한 소통을 위해 서체 개발에 함께한 윤디자인그룹의 마음씨가 모여 글씨가 되었습니다.





윤디자인그룹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공동으로 개발한 윤초록우산어린이(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는 재능 기부를 통해 가수 에릭남이 직접 작성한 손글씨 원도를 기반으로 손글씨 분석, 이미지화 작업, 필요한 자소의 선택, 디지털화와 글자 구조의 안정화를 거쳐 완성되었습니다. 둥근 획 처리에서 어린이가 가진 밝은 이미지와 어린이가 또박또박 집중해서 쓴 듯한 반듯한 인상을 표현했습니다. 이 서체에 담은 마음씨가 느껴지도록요.






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의 특징


에릭남의 손글씨 원도에서 나타나는 요소들의 특징을 살리되, 더욱 안정된 구조의 서체로 다듬어 활용성을 높였습니다. 가로 줄기의 기울기를 통해 글자에 리듬감을 부여하였고, 맺음의 형태를 둥글게 마무리하여 귀여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자의 시각 중심을 중상단으로 설정하여,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자 했습니다.




또한 [ㅂ]꼴에 걸침 획을 붙이지 않음으로 속공간을 넓혀 밝은 느낌을 주려 했고, [ㅇ]꼴은 필기 방식에서 나타나는 돌출된 형태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 디자인했습니다. [ㅊ], [ㅎ]꼴에서는 원도에서 보이는 꼭지의 위치를 살렸고, 특히 [ㅎ]은 자연스럽게 흘려 쓴 모양으로 디자인하여 손글씨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부각했습니다. Latin의 경우, [o]와 [e]에서 보이는 필기체 스타일의 획 처리와 획이 접하는 부분을 또박또박 쓴 느낌으로 디자인하여 반듯한 인상의 한글과 조화를 이뤘습니다.



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가 조금 더 특별한 이유는 바로 Latin 확장 영역을 포함하여 Greek, Cyrillic 문자와 히라가나, 가타가나까지 언어별 글자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비롯해 프랑스어, 스페인어, 슬로베니아어, 포르투갈어, 독일어, 폴란드어, 이태리어, 네덜란드어, 스웨덴어, 터키어, 체코어, 덴마크어, 슬로바키아어, 노르웨이어, 헝가리어, 핀란드어 등 글로벌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현재 27개국 어린이를 지원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기에,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친밀하고 따뜻한 소통을 돕고자 했습니다.




마음씨 담아 글씨로 심다


윤디자인그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가수 에릭남과 함께 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로 <제11회 희망한글나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후원 모금을 통해 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를 나눔 배포하고, 후원금은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아프리카 슬럼 지역 아동들에게 전하는 취지의 나눔 프로젝트였는데요. 지난 4월까지 진행된 <제11회 희망한글나무>에는 352분의 고운 마음씨로 총 2,437,295원이 모였습니다.


사진 출처: 2019년 윤디자인그룹 11회 희망한글나무 프로젝트


윤초록우산어린이체 후원금 전달식 및 시즌3 협약식


윤초록우산어린이 서체 개발을 통해 글씨에 마음씨를 담을 수 있어서, 그 글씨를 나누며 마음씨를 모을 수 있어서 참 뿌듯했습니다. 앞으로 윤디자인그룹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송일국 님의 자녀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 군의 손글씨로 새로운 서체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고운 글씨가 고운 세상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고운 마음씨를 담아 고운 글씨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세상에 희망의 나무가 가득 자라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