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7.

세기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폰트 디자이너 – 에릭 슈피커만


독일 출신의 타입 디자이너 에릭 슈피커만(Erik Spiekermann),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거나 평소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폰트 디자이너 중 어쩌면 가장 유명할지도 모르는 이 아저씨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같은 폰트 디자이너로서 말이죠. 


궁금증에 이것 저것 찾아보니, 대부분 영문 자료들이더라고요. (잠시 좌절 ㅠㅠ) 에릭 슈피커만이 유명한 사람인 만큼 앞서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올린 자료들이 많았더랬죠. 수많은 알파벳으로 쓰여진 자료에 좌절하는 것도 잠시, 지인 찬스와 구글의 힘을 빌려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해석하기 힘든 언어가 제 궁금증을 이겨내지는 못하더라고요. (하하!) 좋은 자료는 공유해야 더 빛을 발하는 법! 한 세기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폰트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에릭 슈피커만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독일의 유명한 폰트 디자이너, 에릭 슈피커만


1947년 독일 북부의 니더작센주의 슈타드 하겐에서 태어난 에릭 슈피커만(Erik Spiekermann). 그는 1979년 영국의 그래픽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퍼로 유명한 네빌 브로디(Neville Brody)와 메타 디자인(Meta Design)을 설립하고, 이후 그 회사를 통해 뒤셀도르프 공항, 아우디, 폭스바겐, 하이델베르그 인쇄 등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는군요.


<FF META 폰트 / 출처 : Identifont>


이때 ‘FF META’라는 폰트를 독일의 우편국(Deutsche Bundepost)을 위해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편국에서는 사용되지 못했다고 하는군요. 독일 우편국은 기존 서체와 급격하게 변화된 느낌의 FF META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헬베티카를 채택해 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죠. 


<폰트샵 홈페이지 / 출처 : 폰트샵>


1989년에는 아내인 조안 슈피커만(Joan Spiekermann)과 함께 폰트샵(FontShop)을 설립하고,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디지털 폰트를 판매했어요. 폰트를 전화로 주문 받아 우편으로 판매하면서 업계 환경의 변화를 주도했죠. 그 회사가 지금은 폰트샵 인터네셔널로 성장했어요. 폰트샵 사이트에서 디자이너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에릭 슈피커만에 대한 소개와 471개에 달하는 그의 손을 거쳐간 폰트들을 구경해볼 수 있답니다. 


독일 우편국을 위해 만들었던 FF META를 폰트샵 설립 이후 이곳을 통해 출시하게 되었는데요. FF META는 출시 이후 1990년대에 전세계적으로 디자이너들에게 사랑 받는 서체로 손꼽혔답니다. (에릭 슈피커만은 메타를 ‘1990년대의 헬베티카’였다고 자평하기도 했어요.) 


<독일철도(Deutsche Bahn)을 위한 패밀리 서체 / 출처 : christianschwartz.com>


이후 그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메타 디자인과 결별하고, 2001년에 UDN(United Designers Networks)을 설립해 베를린, 런던,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답니다. 2006년에는 크리스천 슈왈츠와 함께 디자인한 독일철도(Deutsche Bahn)을 위한 서체 패밀리로 독일 최고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 독일연방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Deutsche Bahn 제작 메모 / 출처 : edenspiekermann.com>


2009년에는 UDN(United Designers Networks)의 명칭을 Edenspiekermann(바로 가기)으로 변경했어요. 최근 2011년에는 뉴욕 TDC로부터 TDC 메달을 수상하고, 독일 디자인 어워즈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답니다. 


<Erik Spiekermann - Putting Back the Face into Typeface from Gestalten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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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십이 가까워진 나이에도 아직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에릭 슈피커만의 디자인 철학을 보여주는 인터뷰 동영상이 있어요. 하지만 영어로 설명되어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 함정.. (ㅠㅠ) 여기서 빛을 발한 지인 찬스! 아는 분의 도움을 받아 자막을 만들 수 있었어요! 아쉽게도 웹에 올려진 동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방법을 몰라, 이 포스트를 읽는 분들을 위해 따로 자막 파일을 올려둡니다~ 동영상을 다운로드(바로 받기) 받아 자막과 파일명을 맞춘 후 보시면 됩니다. (자막 배포는 자유롭게 하셔도 좋습니다. ^^) 그럼 재미있게 감상하시고,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