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3.

폰트 디자이너의 '영어 공부 클라스' 추천 도서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로 시작하자!



한글만큼이나 어쩌면 더 자주 접하는 영문 타이포그래피.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하나둘 찾다보면 방대한 자료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료가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은 필자처럼 영.알.못(영어를 알지 못하는사람)에겐 크나큰 벽이기도 하지요.ㅜㅜ 타이포그래피 관련 전문용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심지어 모든 문장이 영어로 되어있다면? 그저 막막하기만 해요. 영어와 친해지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잖아요. 


필자가 속한 타이포디자인센터 내에서는 라틴 알파벳과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기초를 다지고,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체 디자인의 풋내기인 저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폰트 디자이너들의 영어 스터디 방법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기본서를 교재로 삼자, <타이포그래피의 원리>



초•중•고등학교를 지나오면서 항상 함께해 온 것이 있다면, 바로 '교과서'입니다. 가끔은 책 이외의 용도(라면받침이라든가, 수면제라든가….)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있어 교과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기 위해서는 좋은 교재가 필요한 것이죠. 본격적인스터디 방법을 소개하기 이전에 잠깐 ‘디자이너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들을 알아볼까요? 





타이포그래피추천도서들. 일부는 절판되었지만 시중에 많은 책이 나와있습니다.







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에서는 <한글의 글자표현>, <윤영기의 한글디자인>, <한글 디자인 교과서>등이 필독서로 불립니다. 많은 분이 입문서로, 또는 교재로 사용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영문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타이포그래피의 원리(The Elements of Typographic Style)

지음로버트브링허스트

출판미진사

출간일2016.03.10

쪽수400쪽

크기190x265mm

배송비무료 배송

책 정보 자세히 보러 가기



<타이포그래피 교과서>, <타이포그래피 에세이>를 비롯한 많은 도서, 그리고 최근에 번역본이 출간된 <타이포그래피의 원리>가 있습니다. 바로 이 <타이포그래피의 원리>가 바로 우리 회사 폰트 디자이너들의 교재인데요, 이 책의 공동번역을 담당하신 박재홍 글꼴연구 소장님께서 스터디에 직접 참여하여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차근차근 읽어 나가기






교재를 정했으니, 이제 <타이포그래피 원리>와 함께하는 영어 스터디 방법을 알아볼까요?


*참고로, 영문본(원본)과 번역본 두 권의 책이 필요합니다. (두 권을 모두 구매하기 어렵다면 학교나 지역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어로 된 원문과 한글로 된 번역문을 한 문장씩 비교해가며 읽는 것이 스터디 방법입니다. 간단하지 않나요? 물론 한글로만 읽는 것보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공부 효과는 두 배 그 이상입니다.




편하게 보기 위해서는 하루 치 분량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분량은 부담되지 않는 선으로!



문장을 의미별로 끊어 읽으면 되는데요, 단순히 눈으로 읽기보다는 직접 말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세명씩 그룹을 지어 한 명은 한글로 번역된 문장을 말하고, 다른 사람은 같은 문장을 영어로 말해 서로 주고받는 방식이죠. (반대로, 영어로 먼저 말하고 우리말로 번역할 수도 있겠죠) 단어들이반복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생소한명칭도 금방 익숙해집니다. 


TIP! 무작정 첫페이지부터 시작하기보다는 부록 먼저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부록에는 용어해설, 타입 디자이너, 활자주조소 등 타이포그래피의 기본 개념이 사전처럼 a~z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답니다. 배경지식이 탄탄할수록 본편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 다들 아시죠?




다양한 표현으로 접하는 타이포그래피



<타이포그래피의 원리>의 저자인 로버트 브링허스트는 타이포그래퍼이자 시인입니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딱딱한 설명글이라기보다는 부드러운 해설을 듣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영어로 표현된 어감을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시적인 표현을 찾아낼 때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타이포그래피 용어를 시적으로 표현했다니, 무슨 말인가 싶으신가요? 예시로 '베이스라인'이라는 용어에 대한 설명을 들어 볼텐데요, 이 내용을 보면 약간은 감이 올겁니다.



참고이미지,라틴 알파벳의 기준선과 그 명칭




일반적인 사전에 나와있는 베이스라인에 대한 정의는 이렇습니다.


Printing  The imaginary straight line through the feet of most letters in a line of type. 

(옥스포드사전)

인쇄용어. 활자의 선에서, 대부분 글자들의 아랫부분을 지나는 똑바른 가상의 직선 



그렇다면, <타이포그래피의 원리>에서는 어떻게 설명했을까요?


Whether written by hand or set in type, the Latin lowercase alphabet implies an invisible staff of four lines: top line, midline, baseline and beardline. The top line is the line ...(중략)...The baseline is the line on which all these letters rest

직접 쓰든 조판하든 라틴 소문자 알파벳에는 음악의 오선표와 같은 보이지 않는 선 4개가 내재되어 있다. 윗선(topline), 미드라인(midline), 베이스라인, 턱선(beardline)이다. 윗선은…(중략)…베이스라인은 이 모든 글자를 받치는 선이고…(후략)



라틴 알파벳의 기준선을 '음악의 오선표'에 비유하다니, 멋지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요? 같은 설명이지만 은유적으로, 시적으로 표현된 문장이 더욱 인상 깊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비유를 통해 타이포그래피를 접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겠죠? 더불어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로 시작하는 타이포그래피 용어+영어 스터디 방법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제가 체험해 본 바로는 꽤 효과적인 방법이랍니다. 영어로 한 번, 한글로 한 번, 비교해보면서 한 번.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게 되니, 더 꼼꼼하게 내용을 익히게 됩니다. 물론 모든 공부가 그렇듯, 단기간에 완성되는 건 없겠죠? 조금씩 꾸준하게 스터디를 지속해야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혹시 타이포그래피와 영어에 모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친구들과 혹은 동료들과 한번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