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9.

먹어봤다고 자랑! 해외에서 맛본 맛있는 세계맥주 시음 후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2014년 알코올 및 건강 세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알코올 소비량은 세계 15위로 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알코올 소비량이 6.2리터인데, 우리나라는 이 수치의 두 배에 해당하는 12.3리터를 소비한다고요. 한 달에 약 1리터를 마시는 셈인데, 아니! 어떻게 그렇게 먹을 수가 있죠?

 

 


MBC <무한도전> 캡처

 


1리터면 기껏 해봤자 500cc 생맥주 두 잔인데, 제 기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단 말이죠.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술을 참 좋아합니다. 잘 마신다거나 많이 마시는 편은 결코 아니지만 즐겨 마시는 것 같기는 합니다. 특히 맥주를요. 소주는 독해서 싫고, 막걸리는 뒤끝이 심해서 싫은데(그런데 요즘은 막걸리가 그렇게 맛나더라고요. ^^;) 맥주는 맛있고, 뒤끝도 심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행을 갈 때면 그 지역의 맥주를 꼭 챙겨먹고는 해요. 시원한 맥주가 ‘땡기는’ 하루, 그날 먹은 맥주들을 생각하며 혼자 입맛을 다져봅니다.

 

 

 

물보다 많이 마시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생맥주

 

 

 

요즘 편의점에서 제일 핫한 세계맥주는 단연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이 아닐까 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편의점 행사할 때 맞추면 네 캔에 만 원에 살 수도 있거든요. 한국에서는 최근 들어 조금 익숙해 진 맥주이지만, 원조의 나라 체코에서는 이미 100년도 훨씬 전인 1,842년부터 생산되던 맥주랍니다. 체코 국민들은 물보다 이 맥주를 더 많이 마신다고도 해요.

 

 

 

 

필스너는 캔맥주도 맛나지만, 통통한 잔에 담겨 나오는 생맥주를 꼭 먹어봐야 합니다. 부드러운 거품 사이로 풍겨오는 시큼한(살짝 소변같기도 한) 냄새가 풍겨오면 ‘아~ 이맛이구나’ 할 거예요. 맛은 구수하기보다는 쌉쌀한 편인 것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구수~한 느낌보다는 쌉쌀한 것이 더 좋거든요. 지인 A씨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몇몇 가게에서 필스터 우르켈 생맥주도 판매한다고 하니, 기회 되면 찾아보세요.

 

제조사

 플젠스키 프라즈로이 양조장(삽-밀러)

발효방식

 하면발효

종류

 체코 필스너(‘필스너’는 체코의 필젠 지방에서 생산되는 맥주를 의미)

알코올

 4.4%

 

 


버드와이저(Budweiser)는 흑맥주가 진리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맥주 하면 버드와이저, 버드와이저하면 맥주’가 떠오르지 않나요? 판매량으로만 보면 전 세계 톱 30개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버드와이저는 미국 브랜드로 잘 알려져있지만, 명칭만큼은 체코의 지명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요. 보헤미안 지방 체스케 부데요비체(Ceské Budejovice)의 독일식 지명인 부트바이스(Budweis)에서 온 것이라고 하여 버드와이저라고 한다고 해요. 이렇게 인기 있는 버드와이저이지만, 흑맥주라고 하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버드와이저 흑맥주는 흔히 먹는 호프를 사용한 라거 스타일이 아닌, 텁텁하고 달콤한 맛을 높은 도수로 끌어낸 맛이 인상 깊었는데요. 체코식 족발인 꼴레뇨 같은 고기요리와 함께 먹으면, 여러분은 그날 여행은 다 하신 겁니다.

 

제조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

발효방식

 하면발효

종류

 페일 라거

알코올

 5.0%

 

 


소녀 입맛 저격 위트비어,

호가든 그랑크뤼(Grand Cru)&블랑쉬 드 브뤼셀(Blanche de Bruxelles)

 

 

 

‘오가든’(국내 기업 O사가 만드는 호가든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은 잠깐 잊어주십시오. 진짜 벨기에산 호가든이 나타났습니다. 맥주의 고장 벨기에에서는 총 네 종류의 호가든이 제조된다고 해요. 우리가 잘 아는 오가든을 비롯하여 ‘그랑 크루(Grand Cru)’와 ‘금단의 열매’, ‘로제’ 인데요. 그 중 제 입맛을 사로잡았던 그랑 크루입니다. 알코올 도수 8.5%로 ‘오가든’뿐만 아니라 보통 맥주와 비교해도 훨씬 높은 도수인데요, 그 때문인지 과일향이 더 짙게 느껴지고 달달합니다. 새콤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하여 도수는 조금 높지만 소녀 취향 제대로 저격하게 생겼습니다.

 

참, 얼마 전에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어 동네 마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는 소식이니, 얼마 전까지 2천원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가격이 올랐을지도 모르겠네요.

 

제조사

 Brouwerij van Hoegaarden

종류

 에일

알코올

 8.5%

 

 

 

 

 

 

호가든에 대적할만한 화이트맥주가 있다면 바로 오줌싸개 동상이 그려져있는 ‘블랑쉬 드 브뤼셀(Blanche de Bruxelles)’입니다. ‘브뤼셀의 하얀색’이라는 이름이 정체성을 대번에 드러내고 있네요. 이것 또한 여성 취향 제대로 저격합니다. 모스카토 같은 화이트와인 맛이 많이 난답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호가든 그랑크루에 비하면 조금 순한 맛입니다.

 

제조사

 Brasserie Lefebvre SA  양조장

종류

 밀맥주(Witbier)

알코올

 4.5%

 

 

 

 

1리터짜리 대형 맥주, 팍세(FAXE)

 

 

‘팍세(FAXE)’라는 이름은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이미 덴마크에서는 일곱 가지의 서로 다른 맛과 향의 제품군이 있다고 하네요. 저는 ‘로얄’ 한 가지밖에 맛을 보진 못하였지만, 제가 맛본 맥주가 일곱 가지 중에 제일 잘 나가는 종류라고 해요. 여러 종류 중 제일 무난하기 때문이죠. 사실 맛보다는 양이 더 흥미로웠는데, 맥주캔에 적힌 ‘1,000ml’라고 적혀있는 게 보이시나요? 한국사람들이 한 달에 마시는 알코올 양과 같네요. ^^; 과음은 좋지 않으니, 여럿이 도란도란 나눠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번에는 다른 종류도 시음해보고 싶습니다. 참, 이 역시도 대형 마트에 가시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제조사

 ROYAL UNIBREW A/S

종류

 라거

알코올

 4.6%

 

 


지금까지 다섯 종류의 맥주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렇게 본의 아니게 만 천하에 ‘술밍아웃’을 해버렸네요. 생각해보니 여행하는 동안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맥주를 마셨던 것 같아요. 가끔은 ‘이러다 내 몸속에 맥주가 흐르는 건 아니야?’ 하고 걱정 아닌 걱정이 될 때가 있지만, 딱 즐길 만큼 적당히 마시면 생활의 활력소가 될 거라고 봐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 활력 있게 보내시기를 바라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맥주 이야기를 가져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