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한글 바로 알고 의미 있게 보내기

올해로 568돌을 맞는 한글날은 1991년 공휴일이 많아 경제발전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 등으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2006년 국경일로 지정, 이후 2012년 말에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게 됩니다. 한글날은 어떻게 10월 9일로 지정되었을까요?

한글날의 유래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였다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실록 어디에도 한글 창제와 관련된 기록은 분명히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글을 만드는 작업을 매우 은밀하게 추진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추측되는데요, 실록은 왕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건은 날짜를 정확히 명시해서 기록을 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 / 출처: 플리커 Republic of Korea (CC BY-SA)

한글 창제와 관련된 기록은 실록에 전혀 보이지 않다가 1443년(세종 25) 12월 조의 맨 끝에 날짜를 명시하지 않고서 ‘이번 달에 왕이 언문 28자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그리고 3년 뒤인 1446년(세종 28) 9월 조의 맨 끝에 역시 날짜를 명시하지 않고 ‘이번 달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是月訓民正音成)’는 기록이 보입니다. 이에 9월 그믐날로 가정, 양력으로 환산하여 10월 2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1940년 7월, 훈민정음 <해례본> (訓民正音 <解例本>)의 원본이 발견되었습니다. 해례본에 실린 정인지의 서문에 ‘세종 28년 9월 상한’이라는 기록이 나오는데, 이 기록에 따라 9월 상한의 마지막 날인 9월 10일을 양력으로 다시 계산하였고, 10월 29일에서 20일을 앞당겨 10월 9일을 한글날로 다시 정하게 되었습니다.

한글 명칭의 유래

 

출처: 플리커 Republic of Korea (CC BY-SA)

'한글'이란 명칭은 1910년에 최남선, 주시경 등이 '언문'이나 '조선문자'라는 명칭 대신에 고안하였다고 합니다. '한글'의 '한'은 ‘우리 겨레’를 가리키는 뜻 외에도 ‘크다'의 뜻도 지닌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은 갑오경장 이후 '국어', '국문'으로 불리었으나 1910년 국권이 상실된 이후에는 이 말을 쓸 수 없었습니다.

이런 사정에서 주시경은 1910년에 '국어', '국문' 대신에 '한나라말'과 '한나라글'이란 말을 만들어 썼으며 그 후 '한나라말'을 줄인 '한말', 우리 겨레의 말글이란 뜻의 '배달말글'이란 용어를 사용하다가 1913년부터 '한글'이란 말을 사용하였습니다. 1927년 동인지 《한글》이 간행되고 '가갸날'이라고 부르던 훈민정음 반포일이 차차 '한글날'로 불리면서, '한글'이 우리 문자의 이름으로 보편화 되었습니다.

한글, 얼마나 알고 계세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약 3천여종의 언어들과 3백여 종의 문자 중에 과학성과 독창성, 합리성을 두루 갖춘 가장 우수한 문자로 ‘한글’을 손꼽고 있습니다. 주변 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문자와 비교를 하자면, 일본은 300여개, 중국은 400여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한글을 통해 11,000여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다고 합니다.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 출처: http://flashpackatforty.com

유네스코에서는 한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으며 세종어제(世宗御製)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訓民正音)』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세계의 저명한 언어학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 극찬하고 있으며, 아래는 그 중 미국 시카고 대학 맥콜리 교수의 유명한 일화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시카고 대학의 맥콜리(McCawley)교수는 "한글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알파벳이라는 말은 매우 정당한 가치를 지니며 더 나아가, 한글은 벨(Bell)의 가시언어기호보다 400년이나 앞선 문자이다."라고 했다. 맥콜리 교수는 한글의 위대성에 감복을 받아 한국에서 10월 9일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되어있음을 뜻 깊게 생각하고 한글날을 개인적인 명절로 지냈다고 한다. 이 때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세종대왕의 초상화에 경배 드리고 자신이 손수 만든 한국 음식을 대접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알파벳이란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데요,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글의 위대함과 우수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알파벳은 26자로 이루어져있고 한글은 자음(14자)과 모음(10자)을 합하여 단 24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발음을 표기함에 있어 그 수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TV 자막이나 뉴스, 일상 언어에서의 사회풍토를 보면 언어를 좀 더 고급화 시킨다는 것이 맞춤법 오류•외래어•외국어 남용•어법 오류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제2외국어를 하는 것을 자랑스럽고 떳떳하게 생각하면서 한국어와 한글의 올바른 사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 출처: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사회 풍토를 되짚어보고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 ‘말터’(malteo.korean.go.kr)를 통해 많은 외국어들의 한국어 순화어를 재정비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구상 소수 언어가 조금씩 소멸해간다는 보고를 접한 적이 있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우리가 지켜야하는 우리글 우리말이 사라지게되는건 아닐까하는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에 한글을 올바르고 아름답게 사용하며 한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뜻깊은 한글날을 보내야하겠습니다.

한글, 더 잘 알고 의미 있게 보내기

한글날을 맞이하여 부대행사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의미 있는 한글날을 보내기 위해 좋은 행사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전시장소들을 간단히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2014 한글문화큰잔치 

 출처: 2014 한글문화큰잔치 홈페이지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펼쳐지는 한글날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로 세종대왕상을 중심으로 전통행사와 더불어 한글의 멋을 엿볼 수 있는 참여행사입니다.

일시: 2014년 10월 7일(화) ~ 10월 9일(금)

장소: 광화문 광장 일대

홈페이지: 한글날.com

전시, 공연, 체험 행사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 개최

2. 한글날 예쁜 엽서 공모전

출처: http://www.hangulcontest.com/

서울시와 한겨레가 함께 주최하는 ‘2014 한글날 예쁜 엽서공모전’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는데요, 한글의 아름다움을 그림, 스케치, 판화, 일러스트레이션 등으로 표현 방식과 내용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여 응모하도록 했습니다. 10월 9일에 열리는 한글날 행사 및 시상식에서는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과 유명 인사들의 기증엽서가 전시되며,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펼쳐집니다.

일시: 2014년 10월 9일(목), 오전 11시 ~ 오후 6시

장소: 서울 청계광장

홈페이지: http://www.hangulcontest.com/

한글날 예쁜 엽서공모전 수상작 전시, 다양한 문화행사 등

3. 한글잔치

우리의 생활 속에 늘 담겨있는 한글을 아름답게 만들고자 노력해 온 윤디자인연구소에서는 한글날을 맞이하여 ‘제3회 한글잔치’를 개최합니다. 이번 한글잔치에서는 오랜시간 본문용 서체로 사랑 받고 있는 ‘윤명조’, ‘윤고딕’ 서체를 자세히 조명해보고, 한 벌의 서체가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매일같이 보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일시: 2014년 10월 7일(화) ~ 10월 31일(금)

장소: 윤디자인연구소 갤러리뚱

한글 폰트 윤고딕, 윤명조 서체의 히스토리와 활용방안 전시

4. 국립 한글박물관 개관

국립한글박물관 / 출처: 타이포그래피 서울

10월 9일 개관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한글의 역사와 한글에 관련한 방대한 자료를 두루 접해볼 수 있습니다. 

개관일시: 2014년 10월 9일(목)

위치: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9 국립한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