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30.

[TYPE÷] 사랑으로 키운 서체 「뀨삐뜨」에 관해 나눈 타입 디자이너들의 스몰토크

타입나누기 뀨삐뜨

 

연재 콘텐츠 [TYPE÷](타입나누기)는 윤디자인그룹 TDC(Type Design Center)가 제작하여 새로 출시한 서체, 즉 타입(type)에 관해 나눈 타입 디자이너들의 스몰토크입니다. 서체를 만든 담당 디자이너의 영감과 제작 의도,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동료 디자이너들의 관점은 또 어떨지. 하나의 서체를 주제로 그 서체와 어울리는 공간에서 타입 디자이너들이 대화를 나누고 이를 기록하여 들려드립니다.

 

열 번째로 나눈 타입은 이예형 디자이너가 제작한 「뀨삐뜨」(🔗폰코에서 자세히 보러 가기)입니다. 사랑스러운 덩어리 아니 내 새끼 같은 서체 「뀨삐뜨」에 관해 네 명의 타입 디자이너와 한 명의 에디터가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글. 정이현

사진. 이정은, 장연준, 문하나, 정이현

 

 

 

뀨삐뜨÷(이예형+이정은+장연준+문하나)

 

「뀨삐뜨」를 제작한 이예형 디자이너

 

이정은, 장연준, 문하나 디자이너 그리고 정이현 에디터

 

 

@팻투데이

감히 참을 수 없다. 아기천사의 토실토실한 살집을 갖게 되어도 기꺼이 좋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데, 먹으면 더 행복해지는 디저트가 가득한 공간에서 뀨삐뜨체를 나눠보았다. 자꾸만 생각나고 찾게 되는, 멈출 수 없는 달콤함… 우리 모두 뀨삐뜨의 화살을 맞은 게 분명하다.

 

 

 

정은 뀨삐뜨체가 출시된 지 2주가 됐는데, 혹시 주변 친구들에게 피드백을 받은 거 있어?

 

예형 다른 폰트 클라우드 상품 쓰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냥 귀엽다고 얘기만 들었어.

 

정은 이제 다 윤콜렉션으로 바꾸겠네. 뀨삐뜨 쓰고 싶어서.

 

이현 신서체 출시 후 30일 동안 무료로 쓸 수 있잖아? 친구들에게 얘기해줘.

예형 아, 맞다! 단톡방에 뿌려야겠어.

정은 출시한 소감은 어때?

예형 일단 마음이 너무 가벼워. 회사 홈페이지 보면, 작년에 신서체 기획 때 찍은 사진이 있거든. 그중 목선담이랑 기사의맹세는 폰트가 완성돼서 올라갔는데, 내 건 스케치로만 남아있고 계속 늦어졌어. 과연 출시할 수 있으려나, 이러다가 몇 년 걸리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결국 1년 반이나 걸렸지. 그래도 이렇게 출시하게 돼서 시원해. 섭섭은 아니고.

정은 이 서체를 처음에 기획했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른 건지, 아니면 이런 폰트를 전부터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어? 뀨삐뜨체 탄생 스토리를 얘기해줘.

예형 일단 라운드 있는 서체를 만들어보고 싶긴 했어. 왜냐면 우리 회사에 이런 서체가 그렇게 많지 않고, 무료 폰트 중에서도 없는 편이어서. 또 요즘 라운드형 그래픽 디자인도 많아졌잖아. 빵빵하고 두꺼운 서체는 각 있는 고딕 서체가 대부분이니까, 폰트로서 희소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이걸 하게 된 거야. 굴림인데 좀 더 키치한 맛이 있게끔 표현하고 싶었고, 3D 영상에서 많이 사용했으면 해서 그림자 효과를 줬을 때나 입체적으로 쓸 때 라운드 느낌이 잘 살도록 계속 염두에 두고 만들었어.

정은 컨셉도 처음이랑 많이 달라졌잖아.

예형 많이 바뀌긴 했는데, 일단 나는 이 서체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어. 긍정적인 에너지, 서체를 봤을 때 기분 좋은 느낌. 처음 컨셉이었던 살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는데, 여기에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기에 좀 더 캐릭터성을 넣어서 아기천사, 큐피드라는 컨셉이 나온 거야.

정은 사실 타사에 큐피드라는 서체가 이미 있어서 고민하다가 뀨삐뜨로 정한 거잖아. 만약 큐피드 서체가 없었다면 둘 중에 어떤 이름을 선택했을 것 같아?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예형 지난번 초월체도 그렇고 뀨삐뜨도 현준 디자이너가 네이밍을 해준 건데.

정은 네이밍 맛집이네.

예형 고민이 되긴 한데, 뀨삐뜨라는 단어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가 좀 더 좋아. 살집이 접힌 느낌이 쌍자음에 많이 나타나고, 또 애기가 웅얼거리는 느낌이라 컨셉적으로 더 재미있는 네이밍인 것 같아.

하나 근데, 말하기는 좀 부끄러운 네이밍이라며.

예형 그래서 친구들한테 무슨 서체 나왔냐고 하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뀨삐ㄸ… 이런 귀여운 말을 못 하겠어. 난 애교스러운 거 못 하거든 전혀.

정은 본인 스스로는 굉장히 쑥스러워하고 이렇게 앞에서 주목받는 것도 싫어하지만, 우리들은 예형을 되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존재로 생각하잖아. 그래서 뀨삐뜨가 너무 잘 어울려.

예형 진짜 동생이 엄청 놀렸어. 문 앞에 뀨삐뜨라고 써서 걸어놓고.

하나 에이~ 선물이지!

예형 내가 말을 못하니까 그거 보고 연습하라고. 처음엔 진짜 이 단어를 내뱉기가 너무 부끄러웠거든.

정은 자신감을 가져. 예형이랑 너무 잘 어울려. 초반에 아이데이션 했던 것과 만들어가면서 가독성이나 판독성 때문에 수정됐던 부분들이 꽤 있는데, 어떤 식으로 개선된 거야?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예형 만자 스펙이라 조합룰을 사용하다 보니까, 어떤 건 너무 뭉쳐 보이더라고. ‘좌’가 ‘롸’로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좀 띄어서 조합을 분리했어. 처음에 만들었던 조합룰에서 엄청 많아지긴 했는데, 훨씬 더 읽기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갔어. 쌍디귿꼴의 상단 가로획이 원래는 이어지는데, 이게 피읖이랑 헷갈리더라고. 그래서 디귿과 디귿이 만나는 부분을 좀 파주는 게 더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수정했어. 또 ‘뭇’과 ‘뭏’ 자처럼 ‘ㅜ’와 받침이 맞닿아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닿는 부분을 좀 파줬고.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정은 굉장히 볼드한 서체라 작업하면서 스스로 판독성이랑 엄청 싸웠을 것 같아. 글씨가 제대로 읽혀야 하는데, 획 끝에 뭉침 같은 특징도 살려야 하니까 고민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게다가 만자 스펙이니까… 조합룰 몇 개나 나왔어?

예형 좀 많이 나오긴 했어. 한 4천 개 정도.

정은 이럴 거면 그냥 완성자로 하지 그랬어.

예형 이 정도면 완성자 아닌가라는 생각이 살짝 들긴 하더라고. 그리고 글자 안쪽에 물결 같은 부분이 좀 있는데, 그래서 기존에 조합 짤 때보다 더 어려웠어. 드리거 많이 사용해봤고 어느 정도 조합은 좀 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진짜 자만이었고… 그래서 계속 공부하면서 변경하고 그렇게 만들어갔어.

하나 궁금한 게 라운드를 어디에 두느냐에 대한 규칙을 스스로 설정했을 것 같은데, 곡선에 대한 본인만의 규칙이 있어?

예형 일단은 보통 가로와 세로의 획 대비가 있잖아. 근데 뀨삐뜨는 하나의 획 안에 대비를 좀 줬어. 가운데 부분이 얇고 끝이 더 두껍게 처리되는 걸로 획 대비를 준 게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 시옷 같은 경우도 끝을 좀 더 빵빵하게 구성했고.

 

사랑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사랑스러운 아기천사



하나 뀨삐뜨체가 어디에 많이 쓰였으면 좋겠어?

예형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3D 영상. 그리고 음식 관련된 콘텐츠에도 많이 쓰였으면 좋겠어. 편의점에 있는 푸짐한 샌드위치나 삼각김밥이나.

정은 먹으면 살찔 것 같은 데.

하나 마요네즈랑도 잘 어울린다.

예형 실제로 처음에 마요네즈라고 그려보기도 했어.

하나 궁금한 게 3D로 활용되도록 뀨삐뜨체를 기획했잖아. 다른 글자들은 블랙이 일반적인 느낌인데, 3D라고 하면 컬러가 튀어나오는 느낌이 떠오르거든. 뀨삐뜨만의 컬러라고 한다면, 어떤 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

예형 파스텔톤의 핑크. 뀨삐뜨가 라운드 서체니까 부드럽게 다른 것들과 어울렸으면 좋겠더라고. 포스터에 활용한다고 했을 때, 그래픽이나 다른 요소들과 조화롭게 강렬한 컬러보다는 어우러지는 느낌의 파스텔톤.

정은 원래 패밀리를 염두에 뒀잖아. 뀨삐뜨체를 확장할 수 있다면,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어떤 룩으로 만들고 싶어?

예형 글자 안에 효과적인 걸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컨셉을 좀 더 강화하기도 하고, 디자이너가 이 폰트를 쓸 때 작업 시간도 좀 줄여주지 않을까 해서.

정은 컨셉츄얼하게 작업한 특문 영역의 글자들도 되게 귀엽던데.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예형 손가락을 아기 손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어봤어.

하나 스케치는 두 가지 스타일로 그렸는데, 결국 손등이 보이는 걸로 선택한 이유가 있어?

예형 두꺼운 서체인데, 손바닥이 보이는 건 획이 너무 많아서, 좁은 공간에서 보면 좀 징그럽더라고. 귀여웠으면 좋겠는데 애기 손이라는 느낌이 안 나서 손등 방향으로 결정했어. 원래는 두 개 다 넣을까 하다가, 이렇게(☞☜) 했을 때 좀 이상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그냥 다 손등으로 한 거야.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하나 오픈 타입 피쳐로 다 넣었어도 좋았을 것 같아. 그려놓은 게 아깝잖아. 너무 예쁜데…

예형 저거는 폰트랩에서 안 그려서 아깝지 않았어. 이런 클로버도 하트 느낌을 담아서 만들었고.

정은 아까 영상에서 3D 효과를 줘서 사용됐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처럼, 예형은 폰트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어떤 매체를 통해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트렌드를 해석할 텐데, 어떻게 흐름을 읽는지 궁금해.

예형 친동생이 영상 디자인을 하다 보니까, 옆에서 계속 폰트가 없다고 찡찡거려. 폰트 많은데 무슨 폰트가 없냐고 하면서 얘기를 듣기도 하고. 사실 집에서 TV 보는 걸 진짜 좋아하는데, 특히 유튜브나 예능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막을 많이 봤던 것 같아. 자막은 폰트를 변형 없이 그대로 쓰는 편이잖아. 포스터나 다른 작업물에서는 폰트를 한 번 깨서 수정하는데, 폰트를 온전히 쓰는 디자인은 영상 자막이라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 같아.

정은 되게 새로운 시선이다. 처음 들어보는 얘기 같아.

뀨삐뜨 서체 디자이너 이예형


예형 또 동생 때문에 알게 된 건데, 프로그램마다 자막을 소리라고 설정해두고 몇 가지 폰트를 고정적으로 사용하더라고. 중요한 말을 할 때는 네모난 폰트를 쓰고, 출연자가 말할 때는 손글씨 폰트를 쓰고. 이런 폼을 동생이 만들고 있는 걸 봤어. 그리고 디자이너 친구들이 분야가 다양한데, 어떤 애는 패키지 디자인, 어떤 애는 브랜딩 디자인, 또 편집 디자인, 웹 디자인. 이렇게 다 같이 모이면 디자인 얘기를 많이 하는데, 특히 패키지 디자인을 하는 애들은 뒤에 상품 정보에 쓸 좁은 폰트 없냐고 계속 따져. 그럼 난 한 번 기획은 해본다고 하고, 그런 얘기를 많이 나눠.

정은 그러면 만들고 싶은 폰트의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부유할 것 같아.

예형 맞아. 나는 폰트가 어떻게 사용될지에 더 관심이 가더라고. 윤디자인에 들어와서 들은 얘긴데, 브랜딩에서 소리를 담고 있는 게 폰트라고. 그게 진짜 맞는 것 같아. 폰트가 브랜딩에서 음성 영역을 맡고 있다는 말이 좀 감명 깊었어.

하나 다음에 작업해보고 싶은 폰트 트렌드가 있어?

예형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화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폰트를 만들고 싶어. 사람들의 감정과 목소리를 이미지로 전달할 수 있게 하나의 폰트 패밀리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

정은 인사이드 아웃이랑 콜라보하면 좋겠다.

하나 라틴의 특징도 소개해줘.

예형 한글은 네모꼴 안에서 조합이라는 제한이 있는데, 라틴은 공간이 훨씬 많으니까 좀 더 자유롭게 가고 좀 더 강약을 크게 나타낼 수 있었어.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정은 예형이 사랑에 빠졌어야 했는데, 그러면 아이디어가 더 샘솟았을 것 같아.

하나 폰트와 사랑에 빠졌지.

예형 글자에 사랑을 줬어. 폰트 만들 때 디자이너들이 다 느낄 텐데, 자기 새끼들 같잖아. 출시 전날은 입학 전날 같고. 얘를 어떻게든 정리하고 깨끗하게 다듬어주고 예쁘게 준비시키는 그런 느낌. 내 새끼 잘 보이려고.

하나 폰트 작업하다가 뭔가 문제가 생기면, 엄마가 미안해 이러더라고. 사랑으로 만들었어.

예형 진짜. 곡선이 안 잡히는 날이 있으면 혼자서 왜 그러니, 엄마가 열심히 다듬어줄게 이러고.

연준 한글이 만자잖아. 그리고 KS도 있고 라틴도 있는데,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글립이 있다면.

예형 나는 섞임모임꼴이나 팔팔둘둘에 조금 애정이 가.

정은 안 쓰는 *팔팔둘둘.
*한글은 총 11,172자이고, 그중 맞춤법에 맞게 쓰이는 글자는 2,350자이다. 나머지 8,822자는 ‘뛟, 뵘, 뵬’ 등과 같이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는 글자이다.

예형 안 쓰는 글자들인데, 진짜 욱여넣기가 너무 힘들어서. 잘 안되는 글자들에 애정이 많이 가더라고. 그리고 시옷꼴도. 엄청나게 변경을 많이 했거든. 디테일한 부분이긴 한데, 여러 가지로 시도해보고, 끝을 조금 날카롭게 했다가 다시 둥글게 하고, 다시 뾰족한 게 낫나 싶어서 계속 수정했어.

연준 나는 쌍시옷, 쌍지읒에서 얇게만 속공간이 있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거든. 이건 어떻게 만들게 된 거야?

예형 솔직히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았어. 이 형태가 혼자만 딸랑 여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게 맞는 건가, 다른 거랑 조화가 괜찮나 싶었는데, 이 방법이 가장 낫더라고. 다르게 표현하려고 시도하긴 했는데, 글자가 너무 굴곡지거나 완전 복잡하게 만들기는 싫었거든. 글자의 캐릭터가 너무 강해지면 사용성이 한정적일까 봐. 그래서 결국 여기만 파주는 느낌으로 결정한 거야.

연준 그러면 가장 마음에 드는 글자는?

예형 지읒 받침 있는 걸 좋아해서, ‘맺’. 이 글자 만들 때는 큰 어려움이 없고, 딱 내 맘에 들게 나왔던 것 같아. 종성이 지읒이면 다 마음에 들더라고.

 

윤디자인 폰트 뀨삐뜨



연준 나는 종성 이응이 마음에 들던데, 이렇게 눌린 것처럼 오른쪽은 내려가고 왼쪽은 볼록한 게 귀여워.

예형 라운드형 폰트를 하고 싶어서 했지만, 다음엔 진짜 라운드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약간 있어. 뀨삐뜨는 굵기도 굵고, 획 모양이 라운드여서 곁줄기가 짧게 보이다 보니, 가독성을 조절하는 측면에서 너무 어려웠거든. 오류 사항도 엄청 많았고.

정은 언젠가 다시 하고 있을 것 같아. 이게 트렌드라면.

하나 그럼 예형 디자이너는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체 과정 중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언제야?

예형 파생할 때. 내가 J라서, 작업 기간이 얼마나 걸릴 걸 아니까 마음이 놓이더라고. 기획은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조절을 할 수 없으니까, 어렵고 힘들어.

하나 천생 폰트 디자이너네.

정은 그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해줘.

예형 아! 뀨삐뜨 만들 때, 내 살을 참고하기도 했어. 살이 접히는 부분이 어떻게 접히는지 거울 보면서.

정은 봐, 뀨삐뜨 그 자체라니까. 인간 뀨삐뜨.

예형 ‘살’ 검색하면 이상한 게 막 나오니까. 팔 접히는 거 보면서 참고하고, 내 손이 통통한 편이라 그거 보면서 그리고.

정은 예형 손이랑 뀨삐뜨 손가락 기호랑 너무 비슷해.

하나 자식이라고 할 만하다.

연준 자식이 아니라 본인 아니야?

정은 타이틀 이렇게 뽑아줘. 나를 닮은 서체, 뀨삐뜨.

연준 인간 뀨삐뜨, 이예형.

정은 사랑스러운 덩어리, 이예형.

예형 아니, 아니… 아, 힘들어.

하나 하하 유니버스야. 사랑받는 줄 모르지만 사랑받고 있어.

예형 너무 힘들었어. 귀여운 거 하려니까.

하나 억지로 귀엽지 않은 느낌도 닮았어, 서로.